작업기록 Work record/도구

와콤 신티크 프로 24에서 27으로 기변한 후 2달 사용기

율리 Yulri 2022. 12. 2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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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장비는 신티크 프로 24인치. 처음 신티크를 구매했을 때 22인치와 24인치를 두고 고민을 했었다. 직접 보고 두 모델을 비교하기 위해 에이랩 홍대점을 방문했고, 테스트해본 결과 프로 24인치로 마음을 결정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품질과 화면과 펜 사이의 거리감에서 프로 24인치의 장점이 확실히 체감되었기 때문이다.

구매한 뒤 만족하며 사용해왔으나 발열과 소음 문제에서만큼은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프로 27인치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업대에는 프로 27인치 신티크가 설치되었다. 두어달 동안 신티크 프로 27인치를 사용하며 느꼈던 생각들을 정리해봤다.

 

배송받은 신티크 프로 27인치. 크다. 무겁다. 패키징이 예쁘다.

 

발열

기존 신티크 24를 사용했을 때 소음은 설정으로 보완할 수 있었지만 발열은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특히 여름엔 작업을 하다보면 타블렛에 닿는 팔에 땀이 나거나 오래 앉아 작업하다보면 얼굴에 열감이 느껴지기도 해서 불편을 느꼈다. 신티크 27인치는 이 부분이 확실히 개선되어서 장시간 작업해도 발열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가장 직접적으로 확실하게 느껴지는 개선점이다.

 

소음

신티크 프로 24인치는 사용하다보면 팬 소음이 점점 커진다. 소음이 최고점에 달하면 인텔 맥북에서 가장 시끄럽게 팬이 도는 수준의 소리가 난다. 팬이 덜 작동하도록 설정을 바꾸면 문제가 해결되진 않지만 보완은 된다. 프로 27인치는 24인치보다 소음이 줄었다. 무소음이라고 할 수는 없고, 거슬리지 않을 수준의 소음이다.

 

디스플레이

22인치 대비 뛰어난 프로 24인치도 캘리브레이션 없이 쓰기엔 색 정확도가 아쉬운 편이다. 다행히 컬러 캘리브레이션을 하면 쓸만한 수준이 되어 주 모니터에서 색을 확인할 일을 많이 줄여준다. 프로 27인치는 이 부분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캘리브레이션을 하지 않더라도 공장 출고된 상태에서 주 모니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색을 민감하게 봐야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색을 체크하기 위해 주 모니터를 이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는 작업 효율에 큰 도움을 준다. 주 모니터로 색을 확인 하는 과정이 번잡하진 않지만 은근히 귀찮기 때문이다.

 

크기, 폼팩터

24를 사용하다 27인치가 되면 한동안은 넓어진 기분이 들고, 조금 지나면 원래 그랬던 듯 익숙해진다. 아무리 그래도 32인치는 너무 광활했는데 27인치는 딱 적절한 느낌.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모니터와 가로폭이 맞아서 마음이 편안. 배젤이 줄어서 기기 자체의 디자인 면에서도 더 훌륭하다. 리모컨이 없고 좌우 후면에 각 4개씩 버튼이 생겼는데 현재로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결국 오른손잡이는 왼쪽 버튼 4개만 사용하게 되는데 그정도로는 어차피 모든 키를 사용할 수 없으니 버튼-키보드-버튼-키보드로 옮겨가며 작업하는 게 더 귀찮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문제가 있는듯도 해 조만간 최적화 설정을 하고 익숙해져보려 한다.

 

설치한 모습. 든든하다.

 

레이턴시, 주사율

주사율이 120Hz로 크게 업그레이드 되었다. 덕분에 스트로크에 더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60Hz도 충분하지만 120Hz는 더 나은 무언가를 느끼게 해준다. 펜을 움직일 때마다 화면이 부드럽고 유려하게 반응한다. 미세한 차이에서 감동이 있다. 안 써봐서 몰랐는데 써보니까 확실히 더 좋다고 생각했다.

 

펜과 화면의 거리

펜과 화면 사이 거리가 가까워지면 디지타이저로 그리는 그림이 실제 캔버스에 그리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아이패드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펜 끝에서 곧장 획이 그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신티크 프로 27인치는 프로 24인치 보다는 가까워 졌지만 아이패드와 비교하면 먼 느낌이 든다. [아이패드 > 프로 27인치 > 프로 24인치] 순서로 펜이 화면과 가까운데, 체감은 되지만 그 차이가 크지는 않다.

 

바뀐 펜

펜은 사용자의 취향에 가장 민감한 도구다. 무게가 무거운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벼운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고, 거친 펜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끄러지는 감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프로 27인치에서는 커스터마이징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펜의 구조가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다. 무게추를 넣을 수도 뺄 수도 있고, 무게추의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나에게 딱 맞는 방식으로 설정할 수 있다. 버튼도 2개, 3개로 사용자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다는 점도 사람에 따라서는 유용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펜심의 내구성 역시 개선되었다. 펜심 코어에 카본소재를 사용했고 덕분에 오래 사용하더라도 펜심이 딸각거리는 문제가 덜했다. (코어를 제외한 부분의 재질은 이전 버전과 동일해서 닳는 속도가 개선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카본을 사용한 덕분인지 펜심 가격또한 올랐다. 첫 구매시에는 표준 펜심 5개, 펠트 펜심 5개가 제공된다.

 

스탠드

프로 24인치의 스탠드는 각도 조절에 제한이 많아 원하는 세팅을 맞춰서 쓰기 어려웠다. 그래서 전용 스탠드 대신에 모니터암을 이용했다. 이번 프로 27인치 스탠드는 내가 원하는 최적의 화면 각도와 높이를 설정할 수 있도록 구조가 완전하게 개선되었다. 원하는 포지션을 맞춘 다음 고정하면 단단하게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게된다. 모니터 암을 쓰면 타블렛을 바닥에서 띄울 수 없는데 바뀐 전용스텐드는 이게 가능하다. 

 

종이질감 필름

종이질감 필름은 처음 써 봤는데 종이 같은 질감을 얻는 대신에 펜촉 소모가 어마어마해진다. 너무 어마어마해서 두번 말하고 싶다. 펜촉 소모가 어마어마해진다. 어느정도냐하면 처음 설치 후 별 생각없이 작업을 시작했는데 다음날 펜촉을 보니 펜촉이 갈려있을 정도. 너무 충격받아서 한동안 사용하다 예전에 사용하던 저반사 필름으로 돌아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질감은 사박사박한데 자주 사용하는 영역은 점점 적당히 부드러운 질감으로 변하지만 모서리 부분, 펜이 잘 닿지 않는 영역에서는 더 거친 느낌이 난다. 부드러워지고 나면 괜찮지만 사용하지 않은 영역은 다소 칠판을 긁을 때 느껴지는 소름돋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호불호가 있을듯.

 

와콤 신티크 프로 27인치 굿즈
펜홀더는 이것저것 늘어놓고 사용하다(좌) 최근에는 꼭 필요한 것만 올려두고 사용중(우)
에이랩에서 구매 후 받은 사은품

 

가격

프로 27인치는 모든 측면에서 지난 프로 24인치에 비해 업그레이드 되었다. 문제는 기능 뿐만 아니라 가격 또한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집어삼킨 이 시대에 가격 상승은 피할 길이 없을지 모르지만, 500만원이 넘는 가격은 선뜻 구매하기엔 큰 부담요소로 다가온다. 비교 대상인 프로 24인치에 비하면 (터치 모델 기준) 1.3~4배 가량 오른 셈이다. 

 

살만하냐?

구매로 이어지려면 가격만큼 효용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프로 24인치 대비 대폭 개선되었다고 느껴야 이 가격을 지불할 마음이 생길 것이다. 프로 24인치 수준도 훌륭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확실한 것은 프로 24인치로 못할 일은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27인치는 프로 24인치 대비 오직 ‘더 나은 경험’만을 제공한다. 나는 ‘더 나은 경험’에 추가 지불을 했다.

돈값을 못하는 물건은 아니므로 구매여력이 충분한 사람들에게는 의미 없는 고민일 수 있다. 가격표만 떼어놓고 보면 굉장히 좋은 물건이다. 돈이 있고, 최선의 효용을 추구한다면 그냥 사는 것이 좋겠다. 

 

정확한 가격과 자세한 내용은 아래 에이랩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a-lab.kr/product/detail.html?product_no=1964&cate_no=80&display_grou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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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상품은 신티크프로27 전용스탠드가 포함된신티크프로27 + 전용스탠드 세트 상품입니다. 구매 인증 굿즈 패키지 구성품가죽 데스크 매트, 친환경 드로잉 장갑, 펜 오거나이저, 머그컵, 손목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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