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타쿠입니다. 저는 물건을 살 때 신중한 편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선, 가능하면 필요한 물건만 산다. 그리고 사용할 때마다 만족할 수 있는 물건을 산다. 마지막으로 만족할 수 있는 물건을 구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인다. 제가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 스타일의 일환입니다. 그러다보니 하나를 들이는 과정이 지난할 때도 있고, 결국에는 구매를 포기할 때도 있습니다. 덕분에 가지고 있는 물건 대부분에 일정이상 만족하고 있습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이런 방식의 구매행동을 '꼬르고 꼬른다' 라고 합니다. 고르고 또 고른다는 뜻이지요. 몇 번이나 쓸지는 모르겠지만 꼬르고 꼴라서 산 제 물건을 이 블로그에서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제 작은 손길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요. 그 첫 글은 얼마 전 구매한 오디오에 대해서 입니다. 저는 일개 디자이너일 뿐이라 제 전공이 아닌 분야에서 전문지식이 많이 부족하고, 노력하더라도 틀린 소리를 할 때도 있을것 같습니다. 이를 감안해 주세요. 그냥 평범한데 다소 까탈스러운 소비자 1인이 쓰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꼬르고 꼴라서 산 물건] 1화 시작하겠습니다.
20대 중반, 고향 집에서 머물던 기억이다. 그땐, 자기 전에 불을 끄고 오디오로 좋아하는 앨범 하나를 듣는 습관이 있었다. 주로 들었던 음악은 퀸, 핑크플로이드 같은 거장들의 음악. [꼭 들어야 하는] 이라던가 [세기의 명반 top100] 이라던가 하는 말들로 포장된 목록을 취향으로 삼아보기 위해서였다. 지금 와서 보면 ‘명반 병’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좋아서 주구장창 들었던 것도 있지만, 어떤 노래는 억지로 듣기도 했으니까. 다만, 어떤 노래를 듣더라도 오디오 성능에 대한 감상은 늘 좋았다. 고요한 방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가 지금도 기억 속에 강렬히 남아있다. 당시 사용하던 오디오는 수십만 원 선의 크게 비싸지 않은 소니 오디오였는데, 크기는 작지만 이어폰이나 2~3만 원짜리 조악한 컴퓨터 스피커와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스피커 성능에 따라 안 들리는 악기 소리나 보컬의 호흡이 들린다든가 하는 것들. 그 이후로 좋은 오디오를 하나 가지는 것을 내 버킷리스트에 써 두었다.
쉽고 간편하게. 음악을 즐기는 것에만 촛점을 맞춘 스피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여전히 그 시절의 향수를 간직하던 나는 결국 인테리어를 핑계로 오디오를 샀고, 버킷 리스트에서 이 줄을 지웠다. 그렇게 들인 오디오가 이 베오사운드2다. 베오사운드2는 올인원 스피커다. 말 그대로 소리를 재생하는 데 필요한 모든 파트가 한 통안에 다 담겨있다. 앰프, 플레이어, 스피커, 우퍼 등을 별도로 구성하는 오디오 시스템에 비해서 편의성이 월등하다. 간편하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장점이다. 조합이 어떻고, 각 부품을 어디에 두고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전원선을 꼽고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음악을 재생하면 끝. 신경 쓸 것 없이 노래 듣는 재미를 누릴 수 있어서 대만족이다.
기기는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무선 재생이 가능하다. 나는 에어플레이로 연결해서 사용 중이다. 입력 단자는 USB-C 하나인데, 이런 단출한 구성은 이 기기의 한계이자 명확한 컨셉이다. 뮤조2는 다양한 출력단자를 갖추고 있어서 음악감상뿐만 아니라 TV 사운드바처럼 사용할 수도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베오사운드2는 확실히 간편한 음악감상에 초점을 맞춘 물건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음질과 음색에 대해서
뱅앤올룹슨 제품들의 음색은 ‘깔끔하다’, ‘맑다’, ‘균형이 좋다’ 같은 평가가 주를 이룬다. 베오사운드2 역시 그 DNA를 이어받았다. 특히 금속으로 만들어진 외관답게 따뜻함과는 거리가 먼 소리를 낸다. 선명하고 명료하다. 따뜻한 음색 특유의 그 둥그러지는 것 같은 느낌이 없어서 좋다. 밸런스에 관해서는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겠지만, 저음의 양이 생각보다 풍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기 세팅 그대로 사용했다간 아랫집에서 민원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어 전용 앱에서 저음을 약하게 조정하여 사용 중이다.
참고로 뱅앤올룹슨은 전용 앱이 잘 되어 있다. 간편하게 연동하여 저음, 고음의 양을 조절하거나 음색을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 뱅앤올룹슨 다른 제품들도 함께 연동하여 여러 개의 스피커를 동시에 재생시킬 수 있다. 연동 과정도 쉽다.
보급형 제품군에서 오직 베오사운드1, 2에만 어쿠스틱 렌즈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이 기술은 어느 위치에서 듣더라도 음이 일관되게 전달되도록 한다. 단순히 무지향성 오디오와 이 기술이 어떻게 차이를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고급 기술이라고 하니까 괜히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설치된 공간을 인식하고 공간에 맞게 사운드를 보정하여 재생하는 기능도 탑재 되어있다. 덕분에 어딜 설치해도 수준 이상의 실력 발휘를 한다. 이런 특징은 설치 위치를 결정할 때 도움이 된다. 놓았을 때 보기 좋고 예쁜 장소에 두기만 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해낸다. 쉽게 음악을 즐기기에 매우 적합하다.
베오사운드2는 가정에서 사용하기에 차고 넘치는 출력이다. 공용주택에 살고 있다면 볼륨을 20% 이상 올리기 어려울 것이다. 큰 평수에 거주하거나 개인주택 혹은 사무공간, 매장 등도 무리 없이 채울 수준이다. 일정 이상 볼륨을 높여야 제 실력이 나온다고 하는데, 낮은 볼륨에서도 충분히 훌륭하다.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30~40% 이상으로 볼륨을 올려서 들어보고 싶다.
출중한 능력만큼 비범한 생김새
베오사운드2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빼놓으면 안 되는 것이 제품의 외관이다. 뱅앤올룹슨은 ‘인테리어 소품’ 말이 있듯, 이 제품 역시 인테리어 소품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원뿔 모양으로 생긴 특이한 비주얼의 물건. 금속을 통으로 깎아 매끈하면서도 단단한 외관. 묵직해 보이는 모습. 상단 부분의 틈 사이로 살짝 솟아오른 듯한 조형은 마치 물방울이 떨어졌을 때 그 순간 솟구쳐 오른 물 표면 같기도 하다. 어디서도 못 본 유니크한 디자인이다. 베오사운드2를 처음 봤을 때, 마치 미래에서 온 물건을 마주한 느낌을 받았다. 어디에 두어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소위 간지가 난다. 나는 무릇 오디오란 간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못생겼는데 소리만 좋아서는 곤란하다. 보기 좋은 오디오는 음악을 재생시키지 않을 때도 일을 한다. 멋진 오디오는 눈으로 한 번, 그리고 귀로 또 한 번 즐길 수 있다. 베오사운드2를 사야겠다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도 이 간지 때문이다.
3세대는 뭐가 다른데?
베오사운드2는 2016년 1세대 제품이 출시한 이후로 2번의 진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3세대에서 어떤 점들이 바뀌었는지 찾아봤는데, 외관이나 음질적인 특성은 전 세대와 동일하나 내부 시스템의 설계 방식이 변경되었다고 한다. 모듈식으로 내부가 구성되어 향후 스트리밍 모듈을 교체할 수 있기도 하고, 제품 정비 및 수리가 용이해진 점이 주요 포인트다. 이 변화는 당장 체감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3세대 제품은 올해 4월에 출시되어 최신기술이 적용되이 있을 테니 내부 모듈을 교체할 만한 시기가 멀었기 때문. 그래도 제조사가 의지를 가지고 이 시스템을 이어간다면 언젠가 체감할 수도 있겠다.
다만, 그 정도 변화로 제품 가격이 크게 뛴 것은 소비자로서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200만 원대에 출시했던 베오사운드2는 여러번의 가격 인상을 거쳐 3세대 제품에 이르러서는 약 430만 원에 이르렀다. 인플레이션이 심한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디자인에 가치를 높게 주더라도 선뜻 지갑이 열리기는 어렵다. 경쟁 제품들에 비해서 높은 가격인 점도 구매에 있어서는 장벽이다. 2세대 제품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내장되어 있는데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니 베오사운드2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은 2세대 제품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아니면 가끔 하는 뱅앤올룹슨 세일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모든 제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어쩌면 오늘이 제일 싼 가격일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여러모로 지름신을 모시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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